4년 동안 느낀 제주도 생활 좋은 점과 나쁜 점
- 여행과 생활
- 2020. 1. 21. 19:24
제주도 한달살이, 1년 살이..... 최근 로망처럼 여기는 제주생활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기후가 다르고 지리적 입지가 다른 제주는 육지와 달리 우선 물가가 비싸죠. 토착민은 아픈 역사로 인해 타지인에 대한 경계가 심하고, 교통상황 역시 육지와는 천지차이로 제주살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사전 체험은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제주도에서 살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도 생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살펴봅니다.
제주 날씨 장점과 단점
제주 날씨의 장점은 덜 춥고 덜 더워 생활하기에 좋다는 점입니다. 실제 제일 더운 8월 평균 최고 기온이 29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추운 겨울 역시 최저기온이 3도를 보이고 있어 더위를 많이 타거나 추위에 약한 분이 생활하기에 적합합니다.
단점은 흐린 날씨가 많고 바람이 많다는 점입니다. 실제 4년 생활을 거친 제주 하늘에 대한 기억은 회색빛으로 기억될 만큼 날씨가 많이 흐리고 삼다도답게 많은 바람이 분다는 점입니다.
언어와 문화
제주어는 육지와 다르게 처음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육지 사투리가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 반해 제주어가 어려운 이유죠. 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진 제주도 고유의 언어로 사투리와는 다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어와 비슷해 단어가 아예 다르고 억양 역시 특이하기 때문에 소통이 불가능한데 최근 제주어 보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일만 팔천의 신'과 '절 오백 당 오백'이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도가 무속신앙이 강한 곳임을 보여줍니다. 당은 신당의 준말로 오래된 나무나 바위를 중심으로 세워져 있고, 마을을 공동체로 묶어주는 신성한 곳으로 지금도 그 문화는 꿋꿋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가 제대로 활동을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제주도 경제의 현주소
10년 전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개발 붐은 부동산 가격을 기하급수적으로 올렸습니다. 여기에 전국에서 모여든 건설기술자들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이주민 등으로 한때 제주도는 최고의 경기 상태를 보였죠. 하지만 사드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 최근 일본과의 불확실한 관계로 인한 관광객의 감소 등으로 제주도는 지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2018년은 -1.7%를 보이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고 2020년 역시 큰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가와 교통 환경
섬이라는 특성상 물가가 비싼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건물을 짓더라도 제주도 내에서 구하기 힘든 자재는 선박 또는 항공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료가 부담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교통환경은 육지보다 체계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어플(앱)과 정류소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서 정해진 노선을 정해진 시간에 이용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합니다. 그럼에도 동서가 길고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리적 특성상 이동하는데 차량은 필수입니다. 특히 제주도에서 일을 하고 생활을 목적으로 한다면요.
섬이 만든 교통문화
처음 제주도를 찾았을 때 가장 황당했던 것이 교통문화였습니다. 뒤에 차가 있어도 아주 느린 속도로 주행하고 신호무시, 도로 무단횡단은 예사였고 심지어는 도로 한가운데 차를 주차시키는 등 그야말로 이해하기 힘든 교통문화였습니다. 특히 렌터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허씨차'라는 용어로 부르면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는데요 최근 이러한 교통문화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제주도에서 차를 몬다는 것은 위험한 행위로 늘어나고 있는 교통사고가 대변하고 있네요.
1년 내 가능한 농사와 높은 여성 인권
제주도는 삼다도로 알려져 있죠. 바람과 돌과 여자입니다. 특히 어느 지역보다 여성의 권위가 인정받는 제주도는 예로부터 여성이 가정을 책임지는 일이 많아서 생긴 문화인 것 같습니다. 제주도는 1년 12달 농사가 가능해 자신만 부지런하다면 먹고사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 여성들이 그 일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돈이 권력과 직결되면서 자연스레 여성의 권위가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남성들의 활동력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죠.
제주의 아픈 역사가 만들어 낸 경계심
제주 토착민들은 외지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역사를 뒤돌아보면 알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 유배지였던 제주도, 일제 강점기 동안 치른 수많은 수난, 해방 후 4·3 사태가 만들어 낸 억울한 죽음과 억압 등으로 인해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텃세가 세다', '권당 문화로 인한 피해' 등으로 사업적인 성격을 띠는 일에는 외지인이 피해를 입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서서히 개선되고 있지만 쉽게 치유되거나 열릴 마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연의 선물과 인간의 선물(?)
제주도를 찾는 많은 이유는 섬이라는 입지적 요건이 지닌 매력과 화산이 만들어 낸 대자연의 빼어난 경관 그리고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 낸 식생, 그러한 생태계를 잘 활용한 테마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주도 곳곳은 생각만큼 청결하지 않은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연중행사일을 정해두고 환경 정비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러한 여건이 안 되는 지역은 정화가 불가능하더군요. 여기에 떠밀려오는 해양쓰레기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은 쓰레기와 소란스러움 등으로 제주도 곳곳이 황폐화되고 있고 일부 도심지에서는 마치 중국 본토로 착각할 정도의 소란과 범죄 역시 늘어나 제주의 모습을 해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지켜야 할 세계자연유산
제주도는 생물권보존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전 세계에서 유일한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밑바탕이 되고 있는 화산지대에 대한 이해와 제주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오름과 곶자왈에 대한 이해 역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세한 탐방과 관칠이 필요하죠. 또한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제주도를 바라보고 보존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분명한 것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자연유산을 보존하면서 제주도만의 독창성과 특성을 살려 잘 취합할 때 제주도는 또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