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월정사의 만추
우리 마음에 달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사찰 오대산 월정사를 찾았다. 월정사 계곡 초입부터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치장해 보는 눈이 호사스럽다. 오대산은 설악산과 더불어 가장 먼저 단풍이 찾아오는 산으로도 유명하지만 월정사가 지닌 다양한 국보급 문화재를 비롯해 문수성지로도 유명하다.
월정사는 오대산 전체가 불료성지에 해당한다.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중국 유학중 중국 산서성 오대산 태화지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가사와 사리를 전해 받은 뒤 지금의 오대산을 찾아 월정사를 창건하고 적멸보궁에 부처님 사리를 모시게 된 이후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 석조보살좌상(국보 제48-2호), 목조문수동자상, 세조가 내린 '상원사 중창 권선문'(국보 제292호), 가장 오랜 동종인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을 비롯해 6점의 보물과 숱한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은 월정사 본당 적광전 앞에 서 있다. 팔각구층석탑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석탑으로 우아한 탑신과 금동장식의 상륜부가 잘 조화되어 고려시대 석탑으로 추정하고 있다. 팔각구층석탑앞에 마주한 석조보살좌상은 약왕보살이라고 한다.
사찰의 불이문에 해당하는 금강문은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나라연금강과 밀적금강이 좌우를 호위하고 있다.
금강문 2층에는 금강루가 있는데 다른 사찰에서 보기 어려운 소원탑(?)과 비슷한 회전물체에 문화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소원이 빼곡히 적힌채 달려있다.
수광전은 극락전으로도 불리우며 아미타불을 모신 곳으로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월정사 무량수전은 상단에 아미타부처님을,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좌우에 모시고 뒤쪽으로 목각탱화 극락회상도(極樂會上圖)가 위치하고 있다
수광전 옆, 적광전 뒤에는 삼성각과 개산조각, 영조각이 위치하고 있다. 개산조각은 자장율사의 진영을 모신 곳이다. 진영각 역시 절을 열거나 중창한 고승의 진영을 모시는 전각으로 다른 사찰에서 보기 힘든 전각이다.
천왕문은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사천왕 모습을 지닌 것으로 주차장에서 금강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전나무숲길이 시작되고 왼쪽으로 월정사 천왕문이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오대산 상원사를 보고 내려오면서 거꾸로 월정사를 둘러본 셈이 된다.
월정사는 수도하는 스님들이 많이 기거하면서 수많은 학습과 수행을 위한 공간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일반인 역시 머리를 깎고 단기적으로 출가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 불교에 관심이 많거나 자신을 뒤돌아 볼 기회가 필요하다면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잘 알려진 사색의 길이다.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과 더불어 오대산 걷기 명상 축제가 매년 5월 개최된다. 오대산 월정사에서 상원사 주차장까지는 비포장도로지만 맨발로 걸어도 될 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어 탐나는 길이기도 하다.